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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안전이 최고의 복지다
- 박동균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전 세계가 각종 재난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올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엄청난 규모의 산불은 미국 뉴욕 보다도 넓은 면적을 불태웠다. 올 8월에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 섬 산불로 인해 38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또한 최근 유럽을 강타한 폭염과 극한 호우, 지진은 수많은 사망자와 재산피해, 이재민을 만들었다. 강력한 산불과 폭염으로 그리스는 인기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의 관광객 방문을 금지했다. 재난은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후진국가에서 발생한 재난은 참으로 혹독하다. 앞으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난 발생 빈도와 위험성은 훨씬 더 위협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간 극한 호우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올여름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인해서 경북 영주, 예천, 봉화 지역에서 25명이 사망하고, 예천에서는 2명이 실종된 재난이 발생했다. 경북지역은 전국에서 산사태 위험지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7월 충북지방에 내린 폭우로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에 순식간에 물이 차서 14명이 사망하는 재난사고가 발생했다. 3일간 쏟아진 엄청난 비로 인해 인근 미호천교의 임시제방이 붕괴해서 6만 톤의 강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지하차도가 불과 3분 만에 물로 가득 차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고는 작년에도 있었다. 경북 포항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인근 냉천에서 범람한 물이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침수되어 7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2020년 7월에는 시간당 최대 81.6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부산 동구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이른바 극한 호우 현상은 더욱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한 호우는 말 그대로 ‘단시간에 많은 비가 퍼붓는 현상’으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8.5% 증가하고 있다. 극한 호우는 범정부적 차원에서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대비는 정부의 어느 한 부처의 노력과 역량으로는 불가능하다. 관련된 모든 부처와 기관의 소통과 협력으로 재난 및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여기서 부처이기주의나 업무 떠넘기기 같은 고질적인 관료주의 병폐가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재난 및 위기관리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의 능동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산사태나 극한 호우로 인한 지하차도 침수 등 지역의 위험한 곳은 지역주민들이 가장 잘 안다. 실제로 재난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상세하게 분석해 보면, 지역주민들이 위험하다고 개선을 요구한 지역이 많다. 예산부족을 핑계로, 또는 임기응변식으로 대충 넘기다가 또 다른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지역주민과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확실하고 꼼꼼한 재난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2021년 7월,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하고 ‘찾아가는 주민안전 소통 설명회’를 열정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이 바로 주민이 ‘참여’하는 지방자치이다. 재난이나 범죄로부터 위험한 장소와 시간은 물론이고, 돌봄을 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정보는 해당 지역주민과 통반장들이 가장 잘 안다. 지역주민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지역의 안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위험이 확인된 장소에 대한 철저한 대비이다. 재난 및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큰 제약요인은 바로 방심과 안전불감증이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압사 참사도 그랬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 사고도 마찬가지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수정해서 ‘소를 잃었으니, 방심하지 말고, 외양간을 잘 고쳐서 다시는 소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시민안전이 최고의 복지다. 살기 좋은 도시는 바로 ‘안전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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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안전이 최고의 복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