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건설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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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4층 건물이 무너져 출동한 소방대원이 중장비를 동원한 건물 잔해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거주하던 주민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며 건물 인근에 주차된 차량 4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용산건물 붕괴사고

"주상복합 공사 후 '벽 갈라짐' 등 이상"
 
주민들 "발파 작업 영향으로 벽이 갈라져"
"5월초부터 벽 부풀어 오르는 현상 보여"
주민들 "민원 넣었는데 구청은 부인해"
 
[이태홍 기자] 서울 용산의 4층 상가 건물의 붕괴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인근 주상복합 건설 공사 이후 인근 상가에 '벽 갈라짐', '벽 부풀어 오름' 등의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일부 주민들은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관할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 역시 예고된 인재(人災)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관할구청은 민원을 접수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향후 붕괴 원인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갈등을 빚을 소지도 없지 않다.
 
3일 서울 용산의 4층짜리 상가 건물이 무너져 1명이 다리 등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직까지 붕괴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소방당국은 전문가를 통해 사고원인을 파악 중이다.
 
무너진 상가 건물 바로 옆에서는 한 대기업 건설사의 고층주상복합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곳은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 지역이다.
 
이 건물 상가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이모(60)씨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5월 초부터 건물 벽이 부풀어 올라 이상함을 느꼈다"며 "처음에는 그냥 도배지가 떠 있는 것인가 싶어 큰 문제를 못 느꼈다. 그런데 만져보니 딱딱하고 이상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상가 건물이 완파된 데 대해 "가게를 하던 터전이 사라져서 허망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주상복합 건설이 시작된 이후 계속해서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공사 현장 인근 식당 주인은 "우리 가게에는 벽이 갈라지는 현상도 나타났다"며 "공사 현장의 발파 작업의 영향인 것 같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주민은 "이렇게 대규모 공사를 하는데 안전 점검도 하지 않은 시공사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한 주민이 이 '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에 대해 서울 용산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구청 측은 민원이 접수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주민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을 찾자 박 시장에게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는데 안전 점검을 해야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박 시장은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면서 지하수가 빠져 지반이 침하하거나 충격으로 벽이 갈라지는 등의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라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모두 잘 들었고 돌아가서 안전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사고로 상가 건물에 거주하던 이모(68·여)씨가 팔, 다리를 다치고 발바닥에 화상을 입어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당 건물 1층, 2층에 위치한 음식점은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였고 3층, 4층 거주자 4명 중 이씨만 건물 안에 있었다. 3층은 건물주의 집으로 쓰였고, 4층에는 이씨 등 2명이 살았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현장엔 소방대원 132명 등 207명이 투입됐다. 오후 4시부터 전문가들이 안전진단을 진행하며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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