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퍼진 화재현장,대부분 유독가스에 질식사

기사입력 2018.01.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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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병원 화재 신고서 진압까지 화재현장 상황

허술한방재기준이 피해를 키웠다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 대부분 유독가스에 질식사
 
밀양화재.jpg
 
26일 오전 7시 32분 다급한 119 신고가 접수됐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직원 최모 씨(40)의 신고였다. 오전 7시 30분경 4층에서 근무하던 최 씨는 갑작스러운 비상벨 소리를 듣고 1층으로 내려왔다. 응급실 간호사 책상 뒤편으로 불길이 보였다. 일부 직원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커먼 연기는 응급실에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당시 병원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처음 연기가 포착된 지 불과 1분도 안 돼 응급실 전체가 연기로 뒤덮였다.
 
약 3분 후 340m가량 떨어진 가곡동119안전센터 대원 5명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때 불길은 1층 응급실을 막 집어삼키고 있었다. 침대 매트리스와 각종 플라스틱 의료기기 등이 타면서 발생한 시커먼 유독가스가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소방대원들이 호스를 펴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이 거셌다. 1층 진입이 불가능했다. 잠시 후 1.6km 떨어진 밀양소방서 본대와 장비, 인원이 속속 도착했다. 이들은 사다리 3개를 놓고 2, 3층으로 진입했다.
 
당시 하모 씨(88)는 4층에 있었다. 불길하다며 ‘4’자 사용을 꺼리는 일부 관행에 따라 이 병원에서는 4층을 5층(5병동)으로 표기한다. 하 씨는 감기 증세로 전날 7인실에 입원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 다녀오던 길에 갑자기 4층 복도로 연기가 스며들고 고함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살려 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나마 하 씨는 거동이 자유로운 덕분에 얼마 뒤 소방대원들이 설치한 사다리차를 통해 구조됐다. 그러나 같은 층에 있던 환자들 일부는 피하지도 못한 채 유독가스 때문에 쓰러졌다.
 
세종병원과 붙어 있는 세종요양병원에 불이 옮겨 붙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요양병원에는 치매 환자 등 노인 94명이 입원 중이었다. 모두 거동이 불가능하다. 마침 바람이 반대로 불어 요양병원으로 불이 번지지 않았다. 또 초기에 경찰과 소방대원, 시민들까지 나서서 요양병원 환자를 일일이 구조했다. 요양병원 6층에 있다가 구조된 윤모 씨(90·여)의 가족은 “병원 안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정신없이 슬라이드로 환자들을 밀어 내렸다고 한다. 연기도 조금 마셨지만 그래도 간호사들이 물수건을 줘서 괜찮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요양보호사는 직접 환자들을 업고 계단으로 내려왔다.
 
건물 안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이불로 환자를 덮은 채 등에 업거나 안고 나왔다. 휠체어를 아예 통째로 들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불을 바닥에 편 뒤 위에 환자를 눕혀 4명이 이불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 29분에야 불길을 잡았다. 완전히 꺼진 건 오전 10시 26분경이었다. 1층 내부는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소됐다. 큰 피해가 없는 건물 외벽 상태와 차이가 컸다. 소방대원들이 초기 진화에 2시간 가까이 걸린 것도 내부의 불길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병원 내부에서는 화재 당시 다급했던 상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2층 간호사 책상에는 오전에 사용하려던 것으로 보이는 의료용 주사기와 솜, 반창고 약 봉투가 올려져 있었다. 맞은편 4인 병실에는 침대 위에 밥과 반찬이 담긴 식판이 그대로 있었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2층 상황은 더욱 긴박해 보였다. 한 1인실 안 침대 위에는 의료용 복대와 휴대전화, 검은색 지갑이 그대로 있었다.
 
화염과 유독가스가 집중적으로 타고 올라간 중앙계단 벽은 뜨거운 열 때문에 내장재가 모두 떨어져 나갔다. 심지어 계단까지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다. 유독가스를 차단하는 방화문은 모두 열려 있었다. 다만 불이 났을 때 열려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불이 난 세종병원 다인실은 전반적으로 좁아 보였다. 5인실의 경우 화장실을 제외하고 20m² 남짓한 공간에 침대 5개가 있다. 침대 사이 공간이 좁아 성인의 경우 몸을 틀어야만 그 사이로 걸어갈 수 있는 구조다. 6인실이나 7인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응급실 CCTV에서 연기가 나타난 시각은 오전 7시 25분이지만 119에 신고한 건 오전 7시 32분이다. 병원 직원들이 자체적인 소화를 하려다 시간을 다소 지체했을 가능성이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 희생자에는 구조 활동을 펼쳤던 의료진도 포함됐다. 손경철 세종병원 이사장은 "당직자 9명 중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의료진 총 3명이 병원 본관 1층과 2층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화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완전히 진화됐지만, 지금까지 모두 37명이 숨졌다.
 
현재 2차 합동 정밀감식이 진행되고 있으며, 병원관계자를 불러 화재 원인을 조사중에 있다. 김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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