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2-05(수)
 


 

 

구례-센터장.jpg

   구례군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전희정

 

2013도시재생 특별법의 제정으로 도시재생은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새로운 기능의 도입과 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사회적·경제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 시키는 것이라 하여 그동안 수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에 의해 다양하게 시도된 도시재생 개념을 포괄적이고 보편적으로 정의하였다.

 

현재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은 기존의 물리적 개선을 기반으로 한 도시 정비방식과는 다른 도시 정비의 새로운 흐름을 반영한다. 도시재생의 개념은 국가마다·학자마다·시대적 상황과 정책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이에 합의된 개념이라기보다는 현상을 바탕으로 분석하고·정의되고 확장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도시재생사업은 2013년부터 추진된 이래 202312월 말 기준 전국적으로 500곳 이상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이 정책으로 도입되면서 도시재생이라는 타이틀로 한국의 도시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모든 면에서 민첩하고 참으로 빠르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금세 부수고 뚝딱 만들어 내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늘 숫자에 민감하고, 순위 매기기에 급급하다. 진정한 도시재생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보다는 일단 정권이 바뀌고 정부에서 법을 세우고 나면 전국적으로 빠르게 시행하고 본다.

 

본시 도시재생사업은 해당 지역의 쇠퇴 문제와 지역의 잠재력을 충분히 조사하고 사업의 유형과 추진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도시재생법에서는 단순히 그 지역이 그 이전과 비교하여 물리적으로 쇠퇴하였는지만을 검토하는 수준으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현행 기준에서는 대부분의 도시들을 쇠퇴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모순이 발생 된다. 그로 인하여 그 지역의 쇠퇴 원인과 도시재생 잠재력에 기반한 적합한 사업유형을 찾기보다는 사업 선정 가능성에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구례군도 예외 없이 조직이 개편되고 2018년 도시재생 팀이 급하게 꾸려져 구례읍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구례군이 처음 도시재생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역 내 전문가를 찾지 못하여 외부 사람들로 구성하다 보니 구례다운, 구례를 표현할 수 있는 도시재생 계획을 놓쳐버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외부에서 온 사람들도 전문가였지만 구례에서 태어나 살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뿌리와 감성, 구례를 온전히 느끼며 표현하기엔 부족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필자의 편견일까?

 

필자는 구례가 고향이다. 35년 만에 귀향하여 구례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 근무하며 느낀 바가 크다. 구례는 왜 도시재생에 구례를 담지 못했을까? 아니 세심하게 담아낼 수 없었을까?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다. 구례는 대자연 속에 시간을 담아야 했다. 그 시간 속에 공간을 담아내는 구례만의 도시재생이 필요하였다.

도시의 건축에는 지나온 역사와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의 그림자가 스며있어야 한다. 켜켜이 쌓인 생활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정성이 필요하다. 도시는 하나의 유기체이며 생명체이다. 도시 공간 안에서는 인간이 태어나고, 죽고, 건물들이 무너지고, 무너트려지고, 새롭게 건설되는 일이 수없이 반복된다. 그 행위는 재원과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도시를 계획하면 최소 백 년, 아니 오백 년 이상의 미래를 염두하고 계획한다. 옛것을 허물지 않고 보전하며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간다. 그렇기에 세계적인 명문 도시가 되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을 받는다.

세계적 강국, 자본주의 최강 미국이 단 한 가지 큰 소리 치지 못하고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역사가 500년으로 짧기에 유럽의 문화와 역사·건축·문화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간과 유구한 역사·인간이 살아낸 문화는 돈으로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구례도 마찬가지이다. 백제에 속하며 구차례현이라 칭하다가, 고려시대 초기에는 남원 부에 속했었다. 인종 21(1143)에 감무가 파견됨으로써 비로소 주현으로 승격되었다.

한국의 역사는 5천 년의 숭고함을 가진 자랑스러운 나라이다. 인구 24천의 작은 구례도 유럽의 어느 도시만큼이나 오래된 역사성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도시란 말이다.

구례는 매력 지수가 높은 도시이다. 인구가 적고 작은 농촌 도시이지만, 대자연이 있어 관광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어 시너지가 될 수 있는 도시이다.

구례의 도시재생은 아마도 지금이 시작일 수 있다. ‘새벽종이 울리면 마을길을 넓히고 초가지붕을 없앴던하드웨어만을 위한 재생 사업의 시대는 과거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 구례군은 2018년부터 1차 적으로 하드웨어 사업을 시작하여 한창 진행하고 있으며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구례군은 규모가 작고 인구가 줄어들어 타지역에서 보면 안타깝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이 구례의 장점으로 발현되어 재생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구례만의 특징적인 도시재생이 필요하다. 역사성이 남아있는 구례는 뉴트로(newtro)와 레트로(retro)가 공존하게 해야 한다.

새로운 공간 창조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융합시킨 도시재생으로 원주민과 귀촌인들에게는 문화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구례를 찾는 관광객에게는 구례를 찾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구례군은 구례군 내 유휴공간을 이용하여 구례 역사와 문화를 담아 누구나 향유 할 수 있는 문화공간부터 도시재생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화가 없는 도시는 삭막하다. 문화가 없는 도시는 유령도시가 된다. 구례군민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품어주는 문화형 도시재생을 만들어 대자연 속핫 플레이스를 만들어 가고, 구례답게 구례형 도시재생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하였다.

 

국내 유명한 건축사는 말한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라고, 구례는 할 수 있다. 구례니까!

대한안전신문 편집국 기자 sinmun2458@hanmail.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전체댓글 0

  • 0562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칼럼】 구례다운 도시재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