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제안전
당국, 가계대출 엄격 관리…은행, 기업대출서 활로 찾아
"中企 담보대출은 안정성 높아…은행 간 경쟁 치열“
서울시내 한 은행 영업점 기업대출 창구
[대한안전신문 이경호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엄격히 조이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중소기업 담보대출은 수요가 충분하면서 안정성도 높아 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올해 2~4월 중기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모두 1~3월 때보다 떨어졌다.
KB국민은행 2~4월 중기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4.72%로 1~3월(연 4.81%) 대비 0.09%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연 4.87%에서 연 4.74%로 0.13%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연 5.03%에서 연 4.85%로 0.18%포인트, 우리은행은 연 5.19%에서 연 5.05%로 0.14%포인트, NH농협은행은 연 5.10%에서 연 5.01%로 0.09%포인트 떨어졌다.
대출금리 하락의 주 배경은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하와 우대금리 인상이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따라서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우대금리를 인상할수록 대출금리는 낮아진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리고 우대금리를 올린다는 건 이익이 줄어드는 걸 감수하면서 고객을 유인하려 노력한다는 의미다.
평균 대출금리가 가장 큰 폭(-0.18%포인트)으로 떨어진 하나은행은 1~3월에 비해 2~4월엔 가산금리를 3.15%에서 3.11%로 0.04%포인트 낮췄다. 우대금리는 2.00%에서 2.02%로 올렸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가산금리는 3.24%로 유지했지만 우대금리는 1.73%에서 1.83%로 0.10%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가산금리를 2.80%에서 2.76%로 0.04%포인트 낮추고 우대금리는 1.63%에서 1.68%로 0.05%포인트 높였다.
국민은행은 가산금리를 0.04%포인트 인하하고 우대금리는 0.02%포인트 인상했다. 농협은행은 가산금리를 0.03%포인트 내리고 우대금리는 0.04%포인트 올렸다.
이처럼 은행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기 담보대출은 수요가 충분하면서 안정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대출은 안정성이 높지만 수요가 별로 없다. 대기업들은 현금자산이 충분하고 회사채도 시장에서 쉽게 소화되므로 은행 대출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서다.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대출은 수요는 충분하지만 위험성이 높다. 요새 경기침체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높아져 은행엔 비상이 걸렸다.
그런 의미에서 담보대출이 은행의 눈길을 끄는 것이다. 담보대출은 해당 중소기업이 소유한 토지, 공장, 주식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에 설령 대출이 부실화하더라도 담보를 통해 회수할 수 있다.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은 수요가 충분하면서 안정성이 높은 중기 담보대출을 앞다퉈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그에 따라 금리도 지속적인 하락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경쟁은 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