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비수도권 의대 졸업생 절반이 수련의 과정을 밟기 위해 수도권행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비수도권 의대 졸업생 절반이 수도권에 취업을 한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부족한 지역 의료인력의 수도권쏠림이 이처럼 계속된다면 지금도 우려가 끊이지 않는 지역의료공백 역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비수도권 의대 졸업생 1만9천408명 가운데 46.7%(9천67명)가 서울, 경기, 인천에 있는 수련 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의대 졸업생 448명 중 90%(403명)가 수도권으로 향하면서 경북의 지역 이탈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권(69.2%), 충북권(65.9%), 충남권(62.9%) 등의 순이었다. 지역 의료기반 확충과 의료공백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지역 의대에 정원을 배치한 취지가 사실상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수도권 의대졸업생의 수도권행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필수의료 과목이자 ‘기피 과목’으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서울 쏠림 현상은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종성 국민의힘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소재 수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의 65%, 산부인과 전공의의 63%가 비수도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의대를 나온 신입 전공의들이 더 좋은 시설과 상대적으로 예산이 넉넉한 수도권으로 떠나고 지역병원들은 비어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이 미달된 지역병원은 다음해도 전공의 지원을 받는 게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지역인재선발전형을 강화하고 졸업한 의대가 있는 지역에서 수련의를 밟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지금’을, 비수도권 의대졸업생의 수도권 쏠림을 막고 지역병원 정착을 비롯한 지역의료의 전반적 부흥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한꺼번에 도입하는 적기로 활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