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대 야당 광란의 칼춤
정치안전
7일 이후 닷새만에 입장 밝혀
“두시간 짜리 내란이 어딨나” 반박
선관위 부실 시스템 지적 “충격받아”
“국민들과 끝까지 싸우겠다” 밝혀
대국민 담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대한안전신문 홍석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12·3 비상계엄 조치를 단행한 배경을 두고 “오로지 방탄에만 혈안돼 있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습니까”라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비상계엄 조치에 대해서도 “대통령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며 정면돌파에 나서겠다는 뜻을 재차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비상계엄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공식 입장을 내놓은건 지난 7일 대국민담화 이후 닷새만이다. 붉은 넥타이 차림의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결정하게 된 배경, 국가안보 위협 상황 설명, 예산 삭감 문제 지적, 선관위 문제, 추후 대응계획 등을 세세히 언급했다. 이날 담화문은 원고지 62매 분량으로 20분 넘게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야당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해 우리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십 명의 정부 공직자 탄핵을 추진했다”며 “장관, 방통위원장 등을 비롯해 자신들의 비위를 조사한 감사원장과 검사들을 탄핵하고 판사들을 겁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울러 “범죄자가 스스로 자기에게 면죄부를 주는 셀프 방탄 입법까지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것이 국정 마비요,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목소리를 높여 ‘야당이 국가안보를 위협한 사례’도 열거했다. 지난달 40대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힌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형법의 간첩죄 조항을 수정하려 했지만, 거대 야당이 완강히 가로막고 있다”며 “지난 정권 당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박탈한 것도 모자라서 국가보안법 폐지도 시도 중”이라고 했다.
야당의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검찰과 경찰의 내년도 특경비, 특활비 예산을 0원으로 깎은 것을 언급하며 “금융사기 사건,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마약 수사 등 민생 침해 사건 수사, 그리고 대공 수사에 쓰이는 긴요한 예산”이라고 했다. ▷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 ▷미래 성장동력 예산 ▷ 대왕고래 사업 예산을 삭감한 사례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다”며 지난 7일 담화에서 밝히지 않았던 계엄군의 선거관리위원회 진입 배경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기관임을 내세우며 (국정원의 점검을) 완강히 거부했다”며 대규모 채용 부정 이후 국정원 점검이 이뤄졌지만 “시스템 장비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고 했다.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저는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며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윤 대통령은 사법부에도 탄핵의 칼이 올 것으로 보고, 비상계엄령 발동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엄 발동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질서 유지에 필요한 소수의 병력만 투입하고 실무장은 하지 말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으면 바로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다”며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병력이 투입된 시간은 한두 시간 정도에 불과하다”며 “만일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평일이 아닌 주말을 기해서 계엄을 발동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준비가 국방장관하고만 논의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각자의 담당 업무 관점에서 우려되는 반대 의견 개진도 많았다”며 “군 관계자들은 모두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병력 이동 지시를 따른 것이니만큼 이들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어떻게든 내란죄를 만들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수많은 허위 선동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도대체 2시간 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했다.
야당이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서도 “거대 야당 대표의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이라고 인식했다.
윤 대통령은 “자리 보전 생각만 있었다면 국헌 문란 세력과 구태여 맞서 싸울 일도 없었고 이번과 같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을 것”이라며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습니까”라고 재차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껏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주도한 세력과 범죄자 집단이 국정을 장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일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며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며 “국민 여러분에 대한 저의 뜨거운 충정만큼은 믿어주십시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