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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지자들에게 서신보내 체포 집행 막도록 하는 윤대통령 지지자 뒤 숨지 말아야
- 헌정사 최초로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체포영장이 불법이라며 불복을 예고하고 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법 집행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수와 진보 단체들의 플래카드가 어지럽게 난무하는 한남동 관저 주변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결사옹위’ 태세를 갖췄고, 민주노총은 “직접 체포에 나설 것”이라며 대치하는 상황이다. 자칫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충돌을 배제할 수 없을 만큼 긴장된 분위기라고 한다. 공수처,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기한은 6일까지라 이번 주 중 체포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새해 첫날 출근길에서 “(체포를 방해하지 말라는) 공문을 경호처에 이미 보냈다”면서 “경호처가 문을 잠그고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 자체가 공무집행방해”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 체포’라는 초유의 법 집행 과정에 벌써부터 불상사 우려가 제기된다. 관저 정문에서 버티는 지지자들의 물리적 저항 가능성과 윤 대통령과 경호처의 협조 여부가 불투명해서다. 어느 한 곳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체포영장 집행 자체가 또 다른 사회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체포 실패 시 윤 대통령 비판 여론이 더 들끓을 것이고, 체포 도중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면 지지자들이 흥분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 수순으로 갈지 또 다른 갈등으로 폭발할지는 전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그럼에도 그는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서신을 보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히며 도움을 호소했다. 지금은 법 집행에 순순히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 윤 대통령은 ‘진정 국면’과 ‘더 큰 혼란’ 사이 중대 갈림길에 선 정국에서 더 이상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어선 안 된다. 지지자들을 자극하고, 그 위력 뒤에 숨어 법 집행을 모면할 생각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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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지자들에게 서신보내 체포 집행 막도록 하는 윤대통령 지지자 뒤 숨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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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 … 손바닥 뒤집 듯 판결 바꾼 大法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어제 ‘조건부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한화생명과 현대자동차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상고심에서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조건의 존부와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11년 만에 자신들의 판단을 뒤집은 것으로, 가뜩이나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에 신음하는 기업들에는 날벼락과 다름없는 판결이다. 대법원은 2013년 자동차 부품업체인 갑을오토텍 소송에서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재직자에게만 지급하거나 최저근무일수 등 조건이 있는 조건부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의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는 기준을 제시했는데 이번에 ‘고정성’ 요건을 아예 폐기했다. 대법원 판결을 믿고 노사 합의로 통상임금 범위를 정한 기업으로선 앞으로 줄소송에 시달리는 동시에 천문학적인 인건비를 추가 부담하게 됐다. 통상임금은 연장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수당 등의 산정 기준이 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추가 부담액이 연간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고정성 요건 자체가 사라져 이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판결의 혜택이 전체 임금근로자의 5.1%에 불과한 대기업 근로자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경총 분석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연봉 총액이 약 361만원 늘어나지만, 29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는 20만원에 그친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병폐를 유발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더 심화할 게 뻔하다. 대법원도 심사숙고했겠지만 결국은 손바닥 뒤집듯 과거 판단을 바꿔 법적 안정성을 훼손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소급 적용에 제한을 두기는 했지만, 기업 현장에 초래할 극심한 혼란에 대해서도 고민했는지는 의문이다. 대법원은 ‘경영 성과급’의 평균임금 포함 여부, 원청이 하청과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지 등에 대한 판결도 줄줄이 앞두고 있다. 법리적 판단에 앞서 사회와 기업의 현실도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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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 … 손바닥 뒤집 듯 판결 바꾼 大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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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앞 목소리 높이는 의사·노조, 대립의 피해는 환자와 국민 몫
-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의 파업으로 11시간 동안 멈춰서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장시간에 걸친 최종 교섭 끝에 28일 새벽 2시 20분 총파업을 결정하고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임금 인상률을 두고 대립했던 노사는 다행히 물밑 협상을 통해 4.48%의 임금 인상과 명절 수당 65만 원 지급으로 합의에 도달했고 파업은 오후 3시에 종료됐다. 하지만 시민들이 입은 피해는 적지 않았다. 서울 시내버스가 마지막 파업을 벌였던 2012년 11월에는 20분 만에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일상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전 4시 첫차부터 전체 시내버스의 97.6%인 7210대가 한나절간 운행을 멈춘 탓에 혼란이 컸다. 비 내리는 출근길에 대체 교통수단을 찾지 못한 직장인들뿐 아니라 등굣길 학생들,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한 고등학생들이 발만 동동 굴렀다. 파업 장기화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된 지 1년도 안 돼 시민들을 볼모로 총파업을 벌인 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크다. 국민 생명권을 담보로 한 의사들의 집단 사직 때문에 가뜩이나 불안감에 시달리는 와중에 버스 노조까지 시민들의 이동권을 위협하며 밥그릇 챙기기에 나섰으니 번번이 집단 이기주의의 희생양이 되는 국민들의 분노와 원성은 당연하다. 게다가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에 따른 의료 혼란과 불편은 해소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은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돌아가면 14만 의사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부를 겨냥한 발언이지만 위협을 느끼는 것은 환자와 국민들이다. 4·10 총선을 앞둔 시점을 기회 삼아 강경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들의 주장과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노조나 직능단체의 집단행동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특히 의료와 대중교통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일상을 책임지는 분야다. 환자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민 생활을 혼란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집단 이기주의는 어떤 명분과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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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앞 목소리 높이는 의사·노조, 대립의 피해는 환자와 국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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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목회사’ 대출 기준 높여 전세 사기 강력 차단해야
- "이름뿐인 회사가 손쉽게 주택담보대출…전세 사기 주범 역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전세 사기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명목회사(Paper company)가 손쉽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출 환경을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주로 젊은 가정의 ‘내 집 마련’ 꿈을 파고들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전세 사기는 반드시 근절시켜야 할 시대적 범죄다. 금융기관이 명목회사에 대출해주는 과정에 철저한 심사와 감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힘을 받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의혹을 받는 임대인들은 자본도 없이 명목회사 방식으로 임대 관련 법인을 세우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임대업 사기를 벌이는 게 공식이다. 이들은 가족이나 지인 등 사무실도 없이 이름만 있는 소규모 법인 회사를 설립했다. 해당 사무실에 연락을 시도해도 닿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예 사기를 칠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해 시작함으로써 책임을 지지 않는 쪽으로 설계됐음을 시사한다. 해당 법인들이 대출금 상환 능력과 상관없이 주택을 확보해 주택담보대출로 무분별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허점이 전세 사기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수원시에서 50억 원대 전세 사기를 일으킨 의혹의 한 법인은 대출금과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으로 전국에 주택 7채를 세웠다. 자금이 부족해 결국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고,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된 경우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에서 한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는 법인도 대출과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오피스텔 건물 5채를 세우던 중 자금 부족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 임차인 42세대는 총 100억 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난관에 처했다. 특히 법인이 파산하면 법인 관계자들은 전세보증금을 직접 갚지 않아도 돼 무책임한 전세 사기를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다. 결국, 전세보증금을 고의로 편취한 녹취록 등의 똑 떨어지는 증거가 없는 한 임차인이 입대법인을 상대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없게 된다. 현행법상 법인이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벌이다가 실패하면 단순히 ‘투자 실패’로 치부될 뿐 궁극적인 책임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형식인 셈이다. 명목회사의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하여 무분별하게 임대사업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하지 않는 한 전세 사기는 예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체가 없이 서류 형태로만 존재하는, 이름뿐인 회사로 기능을 수행하는 회사인 페이퍼 컴퍼니는 실제로 건설회사 등이 수주 등을 목적으로 여러 개씩 만들기도 한다. 대규모 부동산개발을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명목회사인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나 유동화전문회사(SPC)도 대표적인 페이퍼 컴퍼니의 일종이다. 흔히 ‘돈 장사’로 불리는 은행들은 대출 상품으로 수익을 높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높이지 않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기 범죄 가능 구조를 끊기 위해서는 최소한 별도의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법인의 재산 상태 및 재무 건전성을 파악하는 기준과 감독이 전무한 것은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창문을 열어놓은 채로 뒤늦게 모기를 잡는 어리석은 행태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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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목회사’ 대출 기준 높여 전세 사기 강력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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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가상자산 관련법 정비 시급하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현지 시간)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ETP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2009년 세상에 나온 지 15년 만에 공식 투자자산으로 인정받고 제도권 금융에 편입된 셈이다. 이번 승인으로 최대 300조 원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하고 실물 자산 토큰,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등 관련 산업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온라인 생태계’를 뜻하는 ‘웹3’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일상생활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신성장 동력 점화와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 앞서 캐나다·독일·브라질·호주 등이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을 승인한 상태다. 일본은 최근 은행의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 발행, 암호화폐를 통한 스타트업 자금 조달 등을 허용했다. 가상자산 합법화에 가장 엄격했던 중국마저 지난해 1월 대체불가토큰(NFT) 거래가 가능한 국영 거래소를 출범시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1일 “비트코인은 확실히 하나의 투자재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투자자산으로서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고 안정성이 있는지 시험해볼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금융 당국의 정책은 여전히 규제와 관리 감독에만 치우쳐 있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 등으로 투자자의 원성이 커질 때만 찔끔 대책을 내놓는 식이다. 2021년부터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도입했고 올해 7월부터 1단계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에 들어가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조종 행위 등 불공정거래 규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발행과 유통, 산업 육성 등을 다룬 2단계 가상자산법은 언제 도입될지 아직 기약도 없다. 지금처럼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가 애매모호하면 외려 돈세탁·사기·시세조작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 투자자 보호와 미래 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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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가상자산 관련법 정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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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흥시 ‘자연 재난 종합평가 3관왕’…모범사례 확산되길
- 폭염·풍수해 등에 치밀한 선제적인 대응체계 구축 본받을 만 시흥시가 올해 치러진 경기도의 각종 ‘자연 재난 종합평가’에서 유일하게 3관왕을 달성하면서 재난안전관리 우수기관임을 입증해 화제다. 자연 재난을 포함해 모든 재난에는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포함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초단체에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한다면 국민 안전은 훨씬 더 향상될 것이다. 시흥시의 모범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은 본받을 만한 모델로서 그 핵심 요소를 다른 자치단체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시흥시는 경기도가 올해 실시한 ‘폭염 대응 종합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도비 3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겨울철(2022~2023년) 대설 종합평가에서도 3위를 달성, 도비 1억 원을 확보하며 선제적 재난 대응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평가한 ‘2023 재난관리평가’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사업비 8400만 원 확보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번 ‘경기도 폭염 대응 종합평가’는 상황관리 및 대응 체계 구축, 3대 취약 분야 집중관리 대책 마련, 무더위쉼터 운영현황, 폭염 저감 시설 설치 및 관리상태 등 폭염 대응 역량을 반영해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흥시는 지난여름 취약계층에 선풍기 221대 및 창문형 에어컨 100대를 지원하고, 그늘막을 추가 설치했다. 시 누리집과 재난문자(CBS), 전광판, 누리소통망(SNS) 등 각종 홍보 매체를 활용해 ‘폭염 대비 국민행동요령’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며 선제적인 대비에 나서기도 했다. 시흥시는 태풍이나 호우 특보가 발효될 때마다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부서별 사전 조치 및 복구 상황 점검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안정적인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해 재난 대응 역량 강화에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풍수해 대응을 위해 데이터 기반 침수 원인을 분석해 대응계획을 수립하는 등 여름철 자연 재난 대비에 전력을 기울여 인명피해 제로화를 달성했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국민행동요령 외국어 버전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우리는 연중 끊임없는 각종 재난을 극복해가며 살아간다. 국가나 지방정부의 존재가치는 국민의 편안한 삶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을 주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인간의 안전 욕구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 기본 욕구다. 안전 확보를 위한 개인적인 노력이 중요하기는 해도, 일상을 평화로이 영위할 수 있도록 안전 시스템을 확보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의 몫이다. 홍수와 지진, 산사태 등 전통적인 재난에다가 근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따른 변화무상한 재앙들은 날로 더 현명한 대응을 요구한다. 할 일을 다 하지 않고서 ‘불가항력’을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처사다. 돌이켜보면 조금만 더 선진적인 안전 시스템이 구축됐었다면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던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정밀한 국민 안전 정책을 확충해나가야 한다. 시흥시가 구축한 모범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하는 것은 물론, 모든 지자체가 응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좋은 정책은 나눌수록 그 가치가 몇 곱절 높아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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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흥시 ‘자연 재난 종합평가 3관왕’…모범사례 확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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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툭하면 ‘묻지마 범죄’, 일상 위협하는데 대책 없나
- 국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사건과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범죄 대상이 불특정 다수인 데다 범행 동기조차 불분명한 범죄가 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이유도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을 넘어 공포스럽다. 최근 서울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난동은 끔찍하다. 역 근처 상가 골목에서 30대 남성이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범인은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 이후 ‘살인 예고’ 글 몇 건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20대 남성은 “신림동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구속됐다. 그는 실제 흉기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가 취소했다. 단순한 장난으로 보기 어렵다. 모방 범죄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범죄는 동기가 불투명하고, 대상도 무차별적이어서 예방이나 대비가 쉽지 않다. 층간소음, 벽간소음 등으로 인한 보복성 범죄도 일상을 위협한다. 층간·벽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계속되고, 살인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지만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층간소음 외에 벽간소음은 규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 벽간소음이 이웃 갈등 강력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데도 관련 법에선 소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벽간소음에 따른 마찰을 중재하는 곳도 없다. 그 사이 벽간소음을 부추기는 불법 ‘방 쪼개기’가 성행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우발적 동기에 의한 반사회적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살인·상해 등 중범죄 비율이 80%를 넘는다. ‘묻지마 범죄’도 여기에 포함된다. 경찰청은 지난해 ‘묻지마 범죄’를 ‘이상(異常) 동기 범죄’로 규정하고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명확한 기준이나 정의, 통계, 예방책 등은 내놓지 못한 상태다. 법적·제도적 장치도 미흡하다. 보복성 범죄나 묻지마 범죄를 단순히 범죄자의 일탈, 혹은 정신이상자의 예측 불가능한 사이코패스 범죄 정도로 인식하면 안 된다. ‘이상 동기 범죄’는 사회적 양극화 또는 상대적 박탈감 등의 특성을 갖거나 개인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공격성이 사회로 표출되는 경우다. 이런 범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 사례 분석과 사회 전반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국민들이 불안과 공포 속에 일상생활을 하는 상황을 만들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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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툭하면 ‘묻지마 범죄’, 일상 위협하는데 대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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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인재(人災)…진입차단 왜 미리 못했나
-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에서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9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당국의 대처가 허술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침수 위험에 노출된 지하차도를 왜 미리 통제하지 않았는지, 도로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폭우로 제방이 무너져 사고 원인이 된 미호강에는 15일 오전 4시 10분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하천 수위가 급격히 올라 두 시간여 만에 '심각 수위'까지 도달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관할 구청에 도로 통제 등의 필요성을 알렸다. 하지만 교통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8시 40분 인근 제방이 무너졌고, 하천에서 지하차도로 삽시간에 물이 쏟아졌다. 길이 430m의 지하차도는 2∼3분 만에 6만t의 물이 들어찼고 차량 15대는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홍수경보 후 4시간30분이 지나도록 행정당국이 차량 통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지하차도 탈출에 성공한 주민도 "진입로를 미리 막았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왜 통제가 안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도로 통제 책임이 있는 충청북도는 매뉴얼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홍수경보가 내려도 도로 상황을 봐가며 통제하게 돼 있고,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50㎝ 정도 차올라야 진입을 통제하는데 당시 제방이 범람하고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차량을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사고가 불과 3년 전이었다는 점에서 적극 대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2020년 7월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부산 초량 지하차도에서 차량 6대가 물에 잠겨 3명이 숨졌다. 호우경보가 발령됐지만, 지하차도 출입 통제 시스템은 고장 난 상태였다. 관련 공무원 10여 명이 대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사고도 지하차도 속성상 폭우가 쏟아지면 순식간에 침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처했어야 옳다. 사고가 난 오송 지하차도는 가까운 제방과 200여 m 거리여서 침수 위험이 높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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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는 인재(人災)…진입차단 왜 미리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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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발생한 황산 누출 사고, 안일한 지자체 대처 안전불감증은 여전힌가 !
- 지난 13일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에서 황산이 대량으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인명 피해는 막았지만 도심 속에서 황산 누출 사고가 벌어졌으니 시민들로서는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사고 직후 관할 지자체가 보인 대처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저장 탱크에 황산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학반응이 일어나 1~2톤 분량의 황산이 흘러 넘쳤다. 하마터면 큰 인재(人災)로 이어질 뻔했다. 안전 시스템에 하자가 없었는지, 작업 부주의는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사고 직후 서구청의 대처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유독가스가 대기 중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고 놀란 시민들의 목격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쇄도하고 119 신고가 빗발쳤다. 그런데도 정작 서구청은 재난 안내 문자조차 발송하지 않았다. 서구청 측은 황산 누출 사고 지점이 민가와 떨어져 있고 유해성이 낮다고 판단해 안전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안이하기 그지없다. 지역에서 황산 누출 사고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경북 칠곡의 한 폐산중화처리업체에서 황산 누출 사고가 두 달 간격으로 잇따라 발생했다. 직원들은 현장을 빠져나갔지만 인근 주민들은 사고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당시 바람이 주택가 반대 방향으로 불어서 그나마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첫 번째 사고 때 군청은 재난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으며, 두 번째 사고에서는 발생 35분이 지나서야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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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발생한 황산 누출 사고, 안일한 지자체 대처 안전불감증은 여전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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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혼 여건 마련해야 출산율 높아진다
- ‘인구 절벽’ 시대가 도래해 사회적 문제가 된 지는 꽤 오래됐다. 가장 큰 원인은 출산율의 저하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부에서도 출산율 제고를 위한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지만, 정답지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출산율을 가장 큰 동인(動因)은 혼인하는 인구의 비율이 낮다는 데 있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 출산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인구의 날’인 지난 11일 기존 통계를 토대로 작성한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5∼49세 남성의 47%와 여성 33%가 미혼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1970년(29만5000건)보다 10만3000건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 또한 1970년 9.2건에서 지난해 3.7건으로 줄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48만5000명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합계 출산율도 2012년 1.30명에서 지난해 0.78명으로 감소했다. 결혼이 줄어들면서 자연적으로 출생아 수도 감소하게 된 것이다. 매우 심각한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15∼49세 기혼 여성 중 추가 자녀 계획이 있는 여성의 비율은 12.5%로 집계됐다. 추가계획 자녀 수까지 합한 기대 자녀 수는 1.68명이었다. 결혼을 해서도 아이 낳기를 꺼려한다는 방증이다. 통계청은 한국 인구가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해 2041년 4000만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2023년 2월 현재 대한민국 내국인 인구수가 5142만1479명인 것을 감안하면, 20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1000만명 이상 인구수가 감소한다는 예상치다. 결혼을 꺼려하는 데에는 높은 생활비에 주택 구입의 어려움도 한 몫 하고 있다. 자녀 양육에 대한 지원 부족과 젊은층이 직면하게 되는 직업의 불안정성도 큰 문제다. 먹고살기 힘드니 아이 낳을 염두조차 없는데다, 아이를 낳아도 키워야 하는 과정의 제반 여건이 너무나 열악한 것이다. 여기에다 출산율 감소로 작동되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 사회·문화적 변화와 경제적 요인, 정부 정책 등에 따라 출산율은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출산율의 감소는 우선 국력의 쇠퇴로 이어진다. 인구 또한 국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다각적인 접근을 통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저렴한 주택 제공과 적절한 아동 지원 등은 물론이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 변화와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가정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인식 변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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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혼 여건 마련해야 출산율 높아진다